1. 요즘은 어린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말이 가르치는 거지, 사실상 보육 80에 지식은 20 정도... 애는 없지만 진짜 애를 키우는 일은 존경받아야 한다. 정말 아이들은 말을 안 듣는다. 동물의 영역에서 사람의 영역으로 진입하려는 구간에 있는 친구들이라 훈육과 지도가 필요한 나이다. 

 

요즘 이 일을 하면서 또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많은 부딪힘이 있었는데, 결국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0~30대까지만 해도 옳은 것은 지켜야 한다는 고지식함이 있었는데(지금도 얼추 다르진 않지만) 그게 타인에게는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보면, 내가 있는 어떤 곳은 강사와 교사가 구분되어 있고 강사는 복도에서 대기를 한다. 빨리 오시는 분들은 30, 40분 전에 대기를 하는데 문제는 여름이다. 여름 복도는 매우 덥고, 교무실은 시원하며 교사들은 편하게 쉬지만 강사는 쉴 곳이 없다. 올해 여름이 시원했다고 해도 저번 주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복도에서 대기해야 했다. 

 

옛날의 나, 적어도 5년 전의 나였다면 직접 담당자에게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웃는다. 보수적인 교육계에서 내가 옳다고 또 뭔가를 하면 나를 관리하는 사람, 혹은 내 주변이 힘들어지고 또 불편해진다. 나 말고 몇 년째 그렇게 복도에서 버티는 분들도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못 참을 정도로 더워지면 작년에는 교무실로 들여 보내줬다고 한다. 좀 답답하긴 하지만 급하게 단정짓지 않고 기다리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2. 어제는 휴일이고 와이프도 놀러 가서 간만에 집에서 게임을 했는데, 게임이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아 몇 시간 정도 플레이하다 손을 놓게 되었다. 그 때는 분명히 재밌었는데 지금은 재미가 없다. 내가 원하는 선수 육성은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 게임의 기획자는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서 싫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최근에 대부분 게임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모든 게임에는 프로파간다와 기획자의 생각이 들어간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창작자가 자신의 생각을 넣지 못하면 그건 창작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을 안 넣는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모습이 반영된다. 그래서 게이머들이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게임이라며 좋아하는 게임을 볼 때마다 "그것도 다 기획자의 의도가 들어간 거야, 너가 그걸 좋아하니 문제삼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긴 하다. 아니, 이미 알면서 모르는 척 저러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이러다 보니 안그래도 게임 쪽 이직은 생각을 접었는데 더더욱 거리를 두게 된다. 요즘 게임은 손도 대지 않고, 하는 게임마다 하기 싫은 생각만 들게 되고, 출퇴근하기에도 너무 멀다. 다른 직업을 찾자니 너무 연약해서 육체로 하는 일은 이젠 골병이 들 것 같다. 결국엔 매번 제미나이랑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하라는 건 항상 유튜버인데, 유튜버는 내가 2번 정도 말아 먹었더니 할 마음이 안 생긴다. 오래 전 유튜버를 할 때 여성향 게임에 성적 대상화라는 표현을 했더니 SNS를 타고 여성으로 추측되는 유저들이 채널에 악플을 엄청 달았다. 게임 채널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글을 적다보니 계속 떠오르는데, 그래도 해야 한다면... 고민이 된다.

 

3. 저번에 패치 제작은 이제 정말 생계 때문에 끝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나이가 드니 이런 취미를 꾸준히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이 역으로 들었다. 요즘 학교 일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 쉬는 시간에는 휴대폰만 잡고 노는데, 이럴 바에는 패치에 다시 손을 대야겠다 싶다. 근데 보육 너무 어렵다... 아 얼른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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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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