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작업한 첫 패치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포가튼사가 유저 패치를 만들 때는 아쉬운 부분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게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아무래도 툴로 작업하니 왠만한 건 직접 수정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쉬운 게 있긴 있네요. 

 

- 등용 문제

 

징기스칸 4에서는 등용을 하는 데 어떤 비용을 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통맛 버전부터는 등용 버튼을 지워서 막아놨었죠. 이 지운 부분을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등용 확률을 줄이는 부분을 찾았습니다. 무척이나 기뻤는데요. 기쁨도 잠시, 이 부분이 컴퓨터와 연동되어 있는 겁니다. 징기스칸 4 수정의 최대 난점은 중요한 부분에서 컴퓨터와 플레이어가 같은 코드를 쓴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등용 부분의 확률을 약간만 낮췄는데도 30명에서 50명 가까이 컴퓨터 인원이 줄었습니다. 결국 난이도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 이 게임이 정말 일본 유저 중심의 게임이구나" 라는 점을 또 한번 느낍니다. 등용의 성공 여부는 등용 특기 + 정치력 + 신분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요. 특이한 점은 등용 특기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첫 번째 장수를 수색하는 데 필요한 값에서 등용 특기 비중이 절반을 넘고, 최종 결정에서도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실상 등용 특기만 있으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늘리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정치 능력은 건물을 조금 더 빨리 짓는 것 이외에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컴퓨터 AI는 국왕이 항상 등용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 국왕이 등용을 가지고 있으면 세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합니다. 

 

그럼 아시아에서 등용 특기를 가진 국왕이 가장 많았던 나라는 어디일까요? 게임의 주인공인 몽골을 제외하면 당시 가장 선진국이었던 송? 아닙니다. 바로 일본과 토번입니다. 시나리오 1의 미나모토 요리토모, 시나리오 4의 아시카가 요시미츠는 둘다 등용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번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2개의 시나리오에서 국왕이 등용 특기를 가지고 있지만 도시에 존재하는 인물 수, 지리적 조건, 능력치를 비교하면 훨씬 떨어집니다. 결국 이 게임의 등용 특기 수혜자는 일본인 것이지요. 게임을 많이 하면 할 수록, 다른 국가는 단지 밸런스 조절용으로 편성되었다는 느낌도 강하게 받습니다. 그래서 징기스칸 4가 스팀 버전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플스판 징기스칸 4에선 플레이스테이션의 세계화 때문에 국가 밸런스나 배경 맵, 얼굴 그래픽이 확 바꼈죠. 

 

잡설이 길어졌습니다만, 아무튼 등용 문제를 제외한다면 징기스칸 4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업은 거의 마무리한 것 같네요. 그럼 고전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제 패치로 즐겁게 플레이하시길 바라며, 또 다른 게임을 작업하면 그 때 글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