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좌빨의 어원

시사 2012. 5. 21. 10:04

 4.11 총선이 끝이 난지 1달이 넘었다. 수도권 20대 층의 분발 등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었고, 변화의 물결 속에서 아직 변화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는 노년층의 새누리당 집결력이 엄청났는데, 왜 그런걸까? 왜 항상 노년층은 여당에게 표를 주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야당은 젊은 층에게 투표를 호소하지 않아도, 노년층을 움직일수만 있다면 지금의 정치판이 바뀌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힘든 이유가 존재한다.

 1945년, 해방은 대한민국에게는 명암이 뚜렷한 사건이었다. 일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지만 자주 독립의 꿈은 사라졌다. 우리 국민에게 스스로 독립할 기회는 일본이 항복을 하면서 소멸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실시된 미군정은 대한민국이 민주적으로 발전할 토양을 없애버렸다. 민주주의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다른 이에 의해 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성숙시키지 못했다. 또한 미국은 당시 대한민국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파악하지 않았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구를 잘 따르는 정부만 구성이 되면 그만이었다. 친일파니 뭐니 하는 것은 그들에겐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이것은 향후 대한민국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6.25 전쟁이 발발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다. 진영간의 이념 대립에 한 나라가 전쟁터가 된 것이다. 한반도는 이러한 세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었다. 전쟁은 결착을 내지 못한 채 분단이 되었고 국토는 황폐화 되었으며 무고한 시민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승만 정부를 비롯, 친일파로 구성된 고위 관료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반대파를 모두 반공, 빨갱이 세력으로 매도하고 사람들을 학살했다. 제주 4.3 학살은 여기서 시작된 비극이었다. 더 참담했던 건 당시 일반인도 거기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전쟁은 국민의 이성을 빼앗아 갔고, 광복 이후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형성될 기회도 날렸다. 그리고 그 이후 박정희 군부때는 기존의 빨갱이 논리에 지역감정까지 더해서 자신의 독재정권의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전두환 군부에 이르러서는 시민을 빨갱이로 만들어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전쟁세대는 근 40년을 빨갱이 논리,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독재정권의 지배에 살아왔으며 반복된 학습효과로 반공논리를 몸에 익혔다. 거짓말도 3번 들으면 진실이 된다고, 전쟁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관은 반공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전쟁을 겪지 않더라도 군부 독재정권 치하에서 영향을 받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빨갱이와 지역감정을 인정하게 되는 색안경을 끼게 되는 것이다. 

 이 논리는 아직까지도 정치권에서는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일부 당들은 선거철만 되면 빨갱이 논리와 지역감정을 들먹이며 유세를 벌인다. 이것은 선거를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자 생존전략이기에 포기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상에서 일반인이 좌빨, 빨갱이라는 단어들을 사용할 때마다 너무 어려서 사리분별을 못하는 사람이거나, 차라리 어느 당의 작전 세력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권력층이 일반 시민을 학살하기 위해 이용되었던 좌빨, 빨갱이 등의 용어를 일반인이 사용하다니, 무서운 실소가 터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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