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작년을 휩쓴 최고의 이슈였다. MB의 BBK 사건에서부터 시작한 나꼼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추가 기울어 있었고 그 균형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산물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옳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추가 기울어 있었다. MB는 한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고 친일파의 도움을 받아 정권을 세웠던 그 대통령은 말년에 어떻게 되었는가? 유신을 외치며 끝없이 권력욕을 추구하려고 했던 그 대통령은 결국 어떻게 죽었는가? 권력이라고 하는 건 약한 코르크 마개로 되어있는 탄산 음료수와 같다. 주변 눈치도 안보고 권력을 무식하게 흔들다간 결국 폭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참 세련되지 못한 행동을 많이 했다. 29만원 밖에 없는 그 분한테 배운건지 방송장악을 임기 초기에 후다닥 끝내더니, 자신들의 정책을 시종일관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하지도 않고 협상을 하지도 않는다. 일방통행이다. 찔리는 놈이 설친다고 세금으로 별에별 광고를 다 내놓았다. (광우병광고, 4대강광고, FTA광고[각주:1] 등) 끝없는 자기 변명과 전 정권의 책임으로 묻어가는 정권, 그리고 그 정권을 비호하는 방송들. 어찌보면 나꼼수의 출현은 필연적이었다.

나꼼수는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는 방송계와 여기에 실망하는 국민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졌다. 이미 미디어의 대부분은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움직였기 때문에 나꼼수라는 반대방향의 추가 만들어 지는 순간, 저울추가 나꼼수의 방향으로 옮겨지는건 당연했다. 이 외에도 나꼼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았다. 정치라고 하는 무거운 주제를 마치 술자리에서 하는 친목이야기처럼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고 출연진에게도 한명한명 캐릭터를 부여해서 방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꼼수가 성공한 요인은 팩트를 바탕으로 한 소설에 있다. 이 무시무시한 소설은 정부의 입장만 반복하는 기존 미디어의 팩트를 완전히 뒤엎는 내용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라는 기가 막힌 타이밍이 그들을 도와주었다.[각주:2]

그러나 나꼼수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꼼수의 멤버들은 결코 영화속의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이미 멤버 중 한명이 정치적 선고로 수감이 되어 있는 상황이고 다른 멤버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단지 소비자라고 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당신들이 듣고 싶어했던 것이 이러한 것이 아닌가'라고 조언을 해줄 뿐이다. 결코 그들이 우리에게 직접 정치적 성과물을 가져 올 수는 없다.

그리고 그들을 맹신하여 마치 진리인양 생각하는 것도 큰 문제가 있다. 나꼼수가 이야기 하는 내용은 지극히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고 하는 상식의 범주에서는 이미 벗어나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도 여기에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MB와 권력층, 수구 미디어에게도 끌려가지 않고, 나꼼수에게도 끌려가지 않고 자신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받아들일 정보는 받아들이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 그 작은 시작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길이 되리라고 본다.


  1. 자기가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은 정적 얼굴을 광고에 보여주는 점에서 한나라 대통령의 수준 낮음에 실소가 터져나왔다. [본문으로]
  2. 만약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고 전태일열사가 그렇게 죽어가진 않았을 것이고 5월의 광주가 그렇게 비극적으로 끝나진 않았으리라.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독재국가를 상대로 스마트폰은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거기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슬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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